몽골에서 출발 이곳 순천만까지

천 킬로미터 이상 비행한 20여 마리
한해광 기자   |   송고시간 : 2019-02-13 08:35:11

설 명절 후 순천만 흑두루미를 찾아 여수에서 발길을 옮겼다. 아차 물때를 미처 확인하지 못한 탓으로 흑두루미무리가 갯벌 안으로 집결한 후였다. 아쉬웠지만 순천만을 뒤로하고 여수로가는 연안도로 863번을 이용하기위해 농로를 타고 달렸다. 그런데 그냥 스치면 잘 모를 정도로 언덕아래 가까이에 독수리(Aegypius monachus) 5형제가 쉬고 있는 것을 목격하였다. 자세히 보니 무리 중 한 마리는 먹이를 끌어안고 연신 먹고 있었다. 나머지 네 마리는 쉬고 있던 지 아니면 쳐다보고 있는지 모르는 광경이 펼쳐졌다. 또 다른 녀석은 혹시나 먹이를 차지하기위한 기회를 호시탐탐노리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이때 갑자기 번호44표식(몽골, 이 한수 박사 자문)을 하고 있는 녀석이 달려들더니 단방에 먹이를 낚아챈 것이다. 빼앗긴 녀석은 못내 아쉬워하며 쳐다보고 있었다. 여하튼 순천만은 이런 모습으로 평온해 보였다.

그런데 갑자기 어디서 날아들어 오는지 모르게 상공 등 20여 마리로 늘어나면서 상황은 긴박하게 돌아갔다. 몇몇 독수리는 폭격기처럼 쏜살같이 내려와 먼저 자리 잡고 있는 녀석들을 위협하거나 먹이를 빼앗기 위한 쟁탈전을 벌였다. 또 다른 녀석들은 상공을 선회하다가 마치 전투기에서 폭탄을 투하하듯이 차례로 쳐 박히듯이 논바닥으로 내려왔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는 동안 먹이를 차지한 녀석의 마음은 좌불안석 이었을 것이다. 역시나 번호44는 그만 먹잇감을 빼앗기고 말았다. 이런 상황의 연속이 자리차지인지 아니면 짝을 찾는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여하튼 여러 가지의 쟁탈전은 20여분동안 지속되었다.

그러다 갑자기 한 녀석이 포기하고 다시 하늘로 날아올랐다. 이어 본래 5마리만 남기고 다른 무리들도 어디론가 유유히 사라졌다. 한바탕 소란을 피우던 녀석들이 사라지고 나니 다시 평온을 찾았다.

이처럼 한바탕 소동을 피운 20여 마리의 독수리 무리는 번호44번 때문에 혹시나 모두 몽골에서 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가졌다. 몽골에서 이곳 순천만까지는 무려 2,000킬로미터가 넘는다.

한편 극한 추위를 피해 이역만리땅까지 날아온 독수리는 수리과로 우리나라 천연기념물 제243, 멸종위기 야생생물, 국가적색목록 취약(VU)으로 분류 보호받고 있는 종이다. 10년 전만해도 50여마리가 넘었으나 순천만 등 지형변화 이후 매년 순천만에는 15~30여마리가 지속적으로 찾아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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